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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대 메이저 리그 가운데 샐러리 캡(연봉 상한선)을 두지 않고 있는 종목은 야구 메이저리그뿐이다. 부자 구단의 재정 투입을 사치세로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빅 마켓의 부자 구단들은 사치세에 크게 아랑곳하지 않는다. 현 LA 다저스가 대표적이다. 무차별적인 돈 살포로 “돈으로 우승을 산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공공의 적이 된지 오래다.

현 MLB의 구단주와 선수 노조간에 맺은 노사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은 오는 12월31일로 종료된다. 새로운 단체협약의 최대 이슈는 역시 샐러리 캡이다. 구단주 측은 구단 간의 빈부 격차 및 경합성 확보를 내세워 하드 샐러리 캡(2억4500만 달러), 최소 지출 하한선(1억7100만 달러) 도입과 함께 수익 분배 50-50을 제안해놓은 상태다. 선수 노조는 당연히 샐러리 캡에 반대다. “선수들의 몸값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구단 담합”으로 규정하고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12월31일 계약이 만료되는 터라 구단주들의 직장 폐쇄(Lockout)가 가능하다. 선수 파업은 시즌 도중에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구단주 측이 ‘시즌 단축이나 취소’까지 감수하며 직장 폐쇄를 단행할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의미없는 오프시즌 직장 폐쇄로는 샐러리 캡 도입이 어렵다.

사실 팬들은 구단주와 선수 노조의 싸움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억만 장자(구단주)와 백만 장자(선수)의 탐욕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강경한 MLB 선수 노조는 1994년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치른 월드시리즈를 파업으로 없앤 전력이 있다. 당시 MLB에 미친 후유증은 엄청 컸다. 다행히 팬들의 시선을 다시 야구장으로 돌린 게 볼티모어 오리올스 레전드 칼 립켄 주니어다. 1995년 9월6일 ‘철마(Iron Horse)’로 통했던 루 게릭의 2130연속경기 출장 기록 경신이었다. 미국인들이 열광했고 이날 빌 클린턴 대통령은 직접 라커룸으로 전화해 립켄 주니어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이어 1998년 지금은 약물에 의한 기록으로 평가절하받고 있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크 맥과이어와 시카고 컵스 새미 소사의 홈런 레이스다. 로저 매리스의 한 시즌 최다 홈런 61개를 쫒았던 둘의 홈런 경쟁은 날마다 메인뉴스로 등장했다. MLB의 인기는 둘의 홈런 레이스로 회복됐다. 이 때 기자들과 구단 관계자들은 맥과이어와 소사가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둘의 홈런 레이스로 인기가 폭발하는 터라 이를 모른 체 했다. 비겁한 처사였다. 맥과이어와 소사는 금지약물을 복용한 게 맞다. 둘은 실추된 야구 인기를 되살리고 훗날 약물복용이라는 사형 선고를 받은 희생자가 됐다.

MLB는 샐러리 캡이 도입되지 않아 스몰 마켓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드 샐러리 캡의 NFL과 NBA는 다르다. 우승에 스몰 마켓과 빅 마켓의 구분이 없다. NFL은 드래프트를 통해 팀의 재건이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내에 이뤄질 수 있다. 특히 쿼터백을 잘 선택하면 팀이 완전히 바뀐다. 캔자스시티 칩스는 전형적인 스몰 마켓이다. 빅 마켓과 스몰 마켓의 구분은 프랜차이즈가 4대 메이저 종목(MLB, NBA, NHL, NFL)의 확보 여부다. 4대 리그를 모두 갖고 있으면 빅 마켓이다. KC는 NFL 칩스, MLB 로열스 두 프랜차이즈 도시다.

 

4개 메이저 모두 있다면 빅 마켓

2017년 텍사스 텍 출신의 패트릭 마홈스를 드래프트 1라운드 10번으로 지명하기 전까지 KC의 마지막 슈퍼볼 우승은 1969년이었다. 베테랑 앤디 리드 감독과 쿼터백 마홈스는 2019, 2022, 2023년 3차례나 슈퍼볼 우승으로 단숨에 명문 구단으로 이끌었다. 뉴잉글랜드 패츠리어츠도 별 볼일 없는 구단이었다. 빌 벨리칙 감독과 쿼터백 톰 브래디 듀오가 6차례 슈퍼볼 우승으로 구단의 자산

가치는 물론이고 톱클래스 팀으로 도약한 발판이 됐다.

NBA도 고액 연봉자와 스타 플레이어 트레이드로 팀의 리빌딩을 선언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스타 플레이어 트레이드로 상위 드래트 권리권을 확보하고 팀을 개조한다. 2025년 구단 사상 첫 NBA 챔피언에 오른 오클라호마시티 선더가 단적인 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OKC 선더는 스몰 마켓이다. 샌안토니오와 오클라호마시티에는 NBA 스퍼스, 선더 프랜차이즈 뿐이다. 샌안토니오는 명장 그렉 포포비치 감독과 함께 스몰 마켓 신화를 일궈낸 프랜차이즈다. 일반 시민에게 샌안토니오는 알라모 전투로 유명한 곳일 뿐이었다.

2026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맞상대는 향후 노사단체협약을 앞두고 매우 흥미있는 팀들이다. 스몰 마켓의 밀워키 브루어스와 탬파베이 레이스다. 그동안 MLB의 ‘노 샐러리 캡’의 최대 문제는 스몰 마켓 구단의 우승 가능성 여부다. NFL과 NBA는 우승에 스몰 마켓이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나 MLB는 절대적이었다. 스몰 마켓 구단이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해도 WS 우승은 불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 MLB는 자체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한 선수로는 한계가 있다. 각 구단마다 터무니없는 연봉 계약을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밀워키에는 MLB 브루어스, NBA 벅스가 프랜차이즈다. 카운티로 넓히면 NFL 패커스가 있다. NHL팀은 없다. 탬파베이는 NFL 버캐니어스, NHL 라이트닝, MLB 레이스다. NBA 프랜차이는 없다. MLB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입장에서는 밀워키와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 대결이 고마울 뿐이다. 커미셔너는 리그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다. NFL 로저 구델 커미셔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MLB는 다르다.

 

마지막 WS 스몰 마켓팀 우승은 캔사스 로열스

MLB의 마지막 스몰 마켓 구단의 WS 우승은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다. 이후 2020년 코로나 팬더믹 때 탬파베이 레이스의 WS 진출을 제외하고 모두 빅 마켓 프랜차이즈 팀들이었다.

위스컨신주 양조장(밀러 맥주)과 오토바이(할리 데이비슨)로 유명한 밀워키는 1969년에 창단된 팀이다. 이 때는 아메리칸리그 소속이었다. 1998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당시) 두 구단이 신생팀으로 가입하면서 밀워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로 바뀐다. 1982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3승4패로 패한 WS가 마지막이었다. 44년 만의 WS 진출이다.

44년 전의 밀워키와 2026시즌의 팀 전력은 큰 차이가 있다. 1982년에는 대포 군단이었다. 빅볼야구였다. 하비 킨 감독 자체가 홈런을 선호하는 스타일이었다. 이 해 AL 홈런 선두(39개) 고먼 토마스를 비롯해 벤 오글비(34), 세실 쿠퍼(32)등이 30개 이상을 쳤다. 44년 전 홈런 30개는 요즘의 40개급이다. 유격수 로빈 욘트도 29개, 포수인 테드 시몬스도 23개를 때렸다. 둘은 명예의 전당 회원이다. 시몬스가 97타점이었고, 쿠퍼, 욘트, 토마스, 오글비 등 4명이 100타점 이상을 작성했다. 2026년 밀워키는 투수력과 적시타로 승부를 내는 팀이다. 특히 100마일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불펜진은 최강이다.

MLB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늦게 출발한 탬파베이는 3차례 월드시리즈 진출이다. 대표적인 저투자 고효율 팀이다. 어느 팀이 이기든 구단 최초의 WS 우승이 된다. 탬파베이는 2008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1승4패, 2020년 코로나 팬더믹으로 제 3지역(텍사스 알링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시리즈에서는 LA 다저스에 2승4패로 졌다.

야구사적인 관점에서 두 스몰 마켓의 WS 대결은 큰 의미를 담는다. 우승 자체가 처음이기도 하고. 하지만 방송사로는 최악이다. 2008년 필리스-레이스 WS는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탬파베이는 후발 주자로 전국구 팀이 아니다.

문상열 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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