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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 이후

정기검진 시기 놓쳐

대장암 말기 환자 늘어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팬데믹(Pandemic)을 공식 선언했다. 로스앤젤레스지역에선 3월 13일 LA 통합교육구가 휴교령을 발표하면서 코로나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그렇게 2년이 흘렀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암예방교육 및 인식 개선 분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초기부터 가장 우려했던 것은 코로나 시대가 암 검사와 조기발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2020년 여름을 지나면서 2030년까지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5,500명,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4,500명이 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가 아니었더라면 정기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여 일찍 치료를 받았을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게 될 것이고, 결국 우린 더 많은 생명을 잃게 될 것이란 슬픈 예견이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는 이 전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의학저널인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 시대가 시작된 이후UC샌디에이고 무레스암센터에서 유방암과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은 환자의 수는 2019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전체 암 환자의 수는 비슷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유방암 환자 중 64%가 1기에 발견하여 조기치료가 가능했으나 2020년에는 1기 환자의 수가 51%로 줄었다. 대신 다른 부위로 전이된 4기 환자의 수가 2019년 2%에서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에는 6.2%로 증가했다.  

 

대장암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17.8%였던 1기 환자 수는 14.6%로 줄어든 반면 4기 환자는 6.7%에서 19.5%로 크게 늘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UC센디에고의 캐서린 골드 종양학 전문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환자 수만 분석한 것이라 말기 환자가 증가한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정기검진이 지연되면서 유방암이나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시기를 놓친 것으로 분석했다. 

 

암은 병이 진행되면서 온몸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질병이다. 특히 유방암이나 대장암은 정기검진 권고기준이 정해져 있고 매모그램(유방암), 분변잠혈검사나 대장내시경(대장암) 등의 방법으로 증상이 없을 때도 검사가 가능하다. 일찍만 발견한다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을 필요도,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칠 필요도 없다. 조기발견이 핵심이다. 

3월은 대장암 예방의 달이다. 지난 2년간 병원에 가는 것이 두려워 정기검진을 미뤄뒀다면 3월에는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기 바란다. 

가족 중에 대장암인 사람이 있다면 위험 인자를 하나 더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또한 주치의에게 꼭 알려야 한다. 3월에 꼭 해야 하는 일, ‘장 보러 가는 일’을 올해는 더 이상 미루지 말기 바란다. 


김동희 

현재 시더스-사이나이 암센터 건강형평성연구소의 커뮤니티 아웃리치 수석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 전 미주 한국일보, 뉴욕 중앙일보 기자. ‘미국 엄마의 힘’ 저자. 

▶ 연락처: (310)423-7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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