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6년 78억달러 계약 연장 성공
대학풋볼은 프로 못지않은 황금알 거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지난달 대학 풋볼 플레이오프(CFP) 중계권을 6년 78억 달러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1년 중계권료만 13억 달러에 이른다. 2031~2032시즌까지 연장이다.
ESPN은 지난 시즌까지 이어진 4강 포맷이 된 2015년부터 칼리지 풋볼 플레이오프(CFP)를 단독 중계했다.
대학 풋볼은 종전까지 기술위원회의 랭킹으로 선발된 1, 2위 팀 대결로 내셔널 챔피언을 확정했다. 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무패 또는 1패 팀이 다수 나올 때마다 전국 챔피언십에 진출하지 못한 팀은 불만과 함께 제도를 문제 삼았다. 심지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4강 제도를 권했을 정도다. 미국에서 대학 풋볼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된다.
CFP가 도입되면서 ESPN은 12년 계약으로 2025~2026시즌까지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었다. 2024~2025시즌부터 12개 팀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확장되면서 중계권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았다.
대학 풋볼은 프로 NFL 뺨칠 정도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중계권료는 상상을 초월한다. 4강 포맷의 중계권료는 2025년까지 연간 4억 7,000만 달러(3경기), 잔여 2년은 6억 800만 달러다. 정규시즌 중계권은 각 방송사와 별개다. 플레이오프 12개 팀으로 늘어나면서 연간 중계권료는 2배로 껑충 뛰었다.
12개 팀 포맷은 상위 4팀은 메이저 피에스타볼, 피치볼, 로즈볼, 슈거볼에 선착해 8강전에 대비한다. 나머지 8개 팀은 1라운드 PO를 거친다. 이어 4강전은 오렌지볼, 카튼볼로 벌어지고 1월 20일 최종 챔피언십으로 확정된다.
따라서 12개 팀의 CFP의 경기 수는 11경기다. 11경기의 중계권료가 무려 13억 달러다. 1경기당 1억 1,818만 달러꼴이다. 미국의 방송사만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 NFL도 플레이오프 중계권료를 이렇게 확보하지 못한다. NFL은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가 방송사별로 패키지로 묶이는 계약이다. 슈퍼볼은 ABC(ESPN), CBS, NBC, FOX 등 4개 방송사가 순번으로 돌아간다.
애초 2024시즌 12개로 PO 팀이 확장되면서 중계권료 폭등은 예상됐다. 폭등과 함께 메이저 방송사들의 8강, 4강을 별도 중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ESPN이 거액 베팅으로 단독 중계권을 획득했다. 몰빵이다. 12월부터 1월의 CFP 기간에는 ESPN 채널로 고정된다. 대학 풋볼 플레이오프의 시청률은 MLB 월드시리즈, NBA 챔피언십을 능가한다.
대학 스포츠의 중계권료는 풋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지난달부터 4월 초순까지 벌어진 대학 농구 NCAA 토너먼트 ‘3월의 광란(March madness) 중계권료도 천문학적이다. 대학 농구 토너먼트는 CBS와 터너 방송사의 단독 중계다. 68강으로 67경기를 치른다.
NCAA는 2010년 CBS, 터너와 14년 108억 달러 계약을 맺었다. 작은 나라의 GDP(국내 총생산) 규모다. 6년 후 NCAA는 두 방송사와 3032년까지 8년 88억 달러 계약을 연장했다. 3월의 광란 연간 중계권료는 11억 달러다.
대학 농구 플레이오프 격인 토너먼트 11억 달러, 대학 풋볼 플레이오프 13억 달러. 두 메이저 종목 풋볼과 농구의 플레이오프 중계권료만 무려 24억 달러다. 한화로 3조 2,148억 원이다. 중계권료는 PO 수입과 함께 대학 콘퍼런스로 분배된다.
농구는 미국의 자존심이다. 미국인들이 풋볼에 죽고 사는 식으로 열광하지만 농구도 이에 못지않다. 올림픽에서 미국은 농구 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남자는 1936년 히틀러의 베를린 올림픽 때 처음 공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금메달을 놓친 게 딱 3차례다. 1972년 뮌헨, 1988년 서울,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로 체면을 구긴 적이 있다. 여자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부터 공식 종목이 됐다. 노메달은 남녀 모두 1980년 모스크바 대회 불참 때뿐이다.
미국 대학 스포츠를 관장하는 곳은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다. 비영리 단체로 본부는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다. 주와 연방정부의 보조를 받지 않는다. 중계권료로 돈방석을 받는 인기 종목이 전면에 주목받지만 올림픽 종목을 지원한다. 남자 19개, 여자는 21개 종목이 포진해 있다.
NCAA는 풋볼과 농구 중계권료만으로도 재정이 충분하다. 미국 대학 스포츠의 마이너 종목도 활성화되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는 원동력은 두 메이저 종목의 중계권료에서 비롯된다. 인기가 좋은 데서 큰 수익을 얻고 이를 군소 종목에 할당하는 시스템이다.
미 대학 풋볼과 농구는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갈 수 없는 인기와 임팩트로 천문학적 중계권료를 확보한다. 어느 나라에서 여자 대학 농구팀이 68강 토너먼트를 할 수 있겠는가. 남자도 구성조차 힘들다. 미국만이 가능하다.
문상열 전문기자 moonsytexas@sportsseoul.com
문상열
1989년부터 스포츠 기자로 활동.
현재 라디오코리아 스포츠 해설위원.
메이저리그 38개 구장 취재.
스포츠는 정직하다. Numbers Never 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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