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과 혼합돼 강력한 마약 효과
주사 부위 살 썩는 괴사 현상으로 절단 감수
미국에 동물 마취제 ‘자일라진’(xylazine)이 기존 마약과 혼합돼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백악관은 12일 동물 마취제 ‘자일라진’과 아편성 펜타닐을 섞은 혼합 마약이 급증하고 있어 미국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멕시코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펜타닐’ 마약과는 달리 ‘트랭크’(tranq)로 불리는 ‘자일라진’은 아편은 아니며 사람에게는 절대 처방 되지 않는 동물용 마취제다.
FDA는 지난 2022년 11월 ‘자일라진’에 대한 경보를 발령했고 보건 전문가들에게 문제의 마취제가 펜타닐과 섞여 마약 과다 복용과 연계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 ‘자일라진’은 특히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의 해독제로 처방전 없이도 구입할 수 있는 ‘날록손’(naloxone)으로도 해독되지 않는다.
정부는 ‘자일라진’과 ‘ 펜타닐’의 혼합 마약을 FAAX(fentanyl-adulterated or -associated xylazine)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백악관은 성명서를 통해 “마약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더 이상 늘지 않고 최근 7개월동안 계속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라일라진’은 해독제도 듣지 않고 들불처럼 다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국 불법 마약 유통을 막기 위해 연방 의회에 461억달러의 예산을 요청했다.
남부와 서부에 만연
‘자일라진’과 ‘펜타넬’ 혼합 마약은 현재 미국 최소 48개주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연방 마약단속국(DEA)가 밝혔다.
최근 백악관은 전국에서 유통되고 있지만 특히 남부와 서부 지역이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자일라진’을 포함해 마약 과다 복용 사망자수는 남부에서 1,127%, 서부에서 750% 늘었고 중서부는 500% 이상, 북동부는 100%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팔 절단까지 감수해야
‘자일라진’을 주사한 자리에 피부 괴사가 생겨 신체를 절단하는 사례도 생긴다.
일반 마약 주사로 인한 전형적인 피부 발진과는 다르다. ‘자일라진’을 반복적으로 주사한 자리에서는 피부 괴사가 생긴다. 이 괴사는 몸의 모든 부분에서 생길 수 있다.
지난해 12월 STAT 뉴스에 실린 한 기사에 따르면 필라델피아에서 이런 괴사 환자를 치료한 의사들은 이를 ‘기가막힐 정도로 안에서부터 살을 파먹고 들어가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심하면 절단까지 해야 한다.
증상은 호흡과 심박동이 줄어들고 착란, 어눌한 말투, 동공 수축, 저체온증, 저혈압 등이 나타난다.
일반 약물 검사로는 ‘자일라진’ 성분을 검출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마취제를 과다 복용했는지는 추가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해독제로 사용되는 ‘날록손’이 잘 듣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부는 과다 복용이 의심될 경우 일단 1차 투여를 하라고 의료계에 권고 했다.
최근에는 제약회사 ‘BTNX’가 ‘자일라진’ 검출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100개 검출 막대가 든 한박스에 200달러다. 펜타닐 검출기 보다 훨씬 비싸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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