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심상치 않다
무분별한 건설로 수입 창출 어렵고 버려진 곳 수두룩
개발업자에 땅 팔아 재정 마련 지방정부 위기
3년째 이어지는 부동산 경기 부진도 한몫
시진핑‘하이텍’제조업 선언하지면 수요 부족
중국 류저우(유주)는 2019년 초반만해도 미래에 대한 핑크 빛 전망에 흠뻑 졌어 있었다. 경제는 붐을 이루었고 새 공업단지들이 속속 건설됐으며 고속 경전철 사업이 추진됐었다.
당시 류저우 시장이었던 유웨이는 “과거의 영광은 쉽게 온 것이 아니다”고 일성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류저우를 비롯한 기타 중국 도시들이 경제개발 계획을 위해 쏟아 부은 장부외 부채가 수십조 달러에 달하면서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과도한 건설, 교통량이 거의 없는 고속도로, 관광객이 찾지 않는 각종 관광시설들이 즐비하다.
류저우는 중국 남서부 내륙 지역인 광시성의 도시다. 류저우시는 그동안 새 공업단지 시설의 인프라 건설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공업단지 땅은 정부 소유 투자그룹이 매입했고 호텔과 위락 공원도 건설했다.
그런데 구입한 땅 곳곳이 비어 있다. 많은 도로들은 짓다 말거나 버려진 상태다.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건물에는 철새들이 날아들어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중단된 건설 프로젝트 건너편 가게 주인은 “정부에 돈이 없다”고 말했다.
지방 정부 파산 직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지방정부 자금 조달의 문제, 많은 경우 진행된 개발 프로젝트의 수익이 거의 없는데다가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지난 3년간 곤두박질 친데서 원인을 찾아 볼 수 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땅을 팔아 얻는 수입으로 대부분의 재정을 확보하고 있다. 지방 정부 재원의 상당수는 땅 판 돈들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장부에 기재되지 않은 손실 부채가 7조~11조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중국 정부 부채에 2배에 달한다. 정확한 규모는 모른다. 부채 승인 과정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8,000억 달러가 넘어서면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높아 진다고 말했다. 만약 지방정부 재정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다면 베이징이 대신 돈을 대거나 도산을 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가 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한 각종 채권의 든든한 보증인이다. 다시말해 지방정부가 못 갚으면 중국 정부가 갚아야 한다.
그러면 중국 은행들은 큰 손실을 볼 것이고 이로인한 자금 경색으로 중국 경제 성장을 크게 잠식시킬 수 있다.
지방정부 부채
이런 지방정부 부채들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연간 성장률이 10년전 7.8% 비해 지난해 5.2%로 둔화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중국 공산당은 유 시장을 지난해 11월 권력 남용과 기타 범죄 혐의를 엮어 해고 시켰다.
자금 경색과 중국 정부의 사업성 재검토로 인해 경전철 사업은 중단되고 있다. 이로인해 선로가 절반만 깔려 있다. 류저우 정부 관계자는 시정부가 부채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다고 전했다.
다른 지방정부 역시 입장은 마찬 가지여서 이들 모두 중국 경제 성장률을 낮추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무디스 투자자 서비스도 중국의 신용 등급을 ‘안정’에서 ‘부정’으로 강등했다. 지방정부들이 부채를 감당할 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당면문제
중국은 지금 2가지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
부동산 경기 폭락과 수십조 달러에 달하는 지방정부의 장부외 부채들이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중국 중앙정부가 부동산 개발업자의 과도한 대출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벌써 3년째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과 함께 한때 중국 연간 경제 성장의 4분의 1을 차지했던 부동산 관련 산업들이 지금은 경제의 발목을 잡는 골치덩어리로 전락했다. 부동산 투자는 2024년 첫 6개월동안 전년 대비 10.1%가 감소했다.
2022년말 이후 중국 정치인들은 모기지 이자율을 내리고 주택 구입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등 일련의 부동산 경기 진작을 위한 법안은 만들고 있다.
또 올해 5월에는 지방 정부가 팔리지 않는 주택을 구입하고 이를 저렴한 주택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이들 처방이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심각한 주택 경기
신규 주택 판매는 올해 첫 6개월 동안 1년전에 비해 26.5%가 감소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내셔널통계국의 자료를 분석해 밝혔다. 또 중국의 70개 대도시의 신규주택 평균 가격은 지난 6월 전년대비 4.9% 하락했다.
한편으로는 계획 단계에서 선거래된 주택 수백만채가 정부의 문제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공되지 않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상업 은행들에게 주택 개발업자들의 대출 지원을 위한 270억 달러를 무이자로 지원했다. 이 돈으로 건설 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상업 은행들은 이들 개발 업자들에게 자금지원을 꺼려하고 있다. 너무 위험부담이 많아 중앙은행의 지원금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 개발 업자들 역시 지방정부로부터 신규 건설사업에 필요한 땅을 구입하지 않고있다. 지방 정부는 개발업자에게 땅을 팔아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중국 재무성의 자료에 따르면 지방 정부의 토지 판매 수입은 2021~2023년 33%가 줄었고 올해 첫 5개월동안 또다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많은 중국의 지방 성들과 도시들은 암울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최근 수년동안 장부외 부채 7조~110조 달러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갚을 능력이 없다. 이들 부채의 이자를 갚느라 어떤 지방정부는 주민을 위한 기본 서비스와 기타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사업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급격히 늘어나는 고령자와 생산성 향상 등의 장기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하이텍 제조업 살린다
시진핑은 과거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제조업 분야를 활성화시켜 더욱 강한 경제를 구상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중국 경제의 차세대를 이끌어갈 하이텍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를위해 중국공산당 강령에 “신생산력” “고품격성장”등의 격문이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가 생산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소비가 뒤따르지 않은 상태에서 생산이 가속화되면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실제 중국 하이텍 제품 가격이 수개월째 하락하고 있고 회사 순익이 지지부진하다. 또 중국의 수출확대에 대한 국제적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
제조업 보다 서비스 업에 종사하는 중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진핑의 구상이 국민들의 수입과 지출을 진작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아직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존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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