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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약품들 다른 용도로 사용 많아

AI가 전통 약품들 효과 분석해 처방

수십억 들고 장기간 실험 필요 없어 비용 절감

심장병 치료제 비아그라가 지금은 발기 치료제로

 

 

 

치료 방법이 없다고? AI에게 물어봐. 

요즘 AI가 대세다. 인공지능 시대다. 뭐든 물어보면 척척 대답해 준다. 번역도 해준다. 미래 인간의 일거리를 모조리 쓸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런데 AI로 불치병을 고쳤다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물론 한 케이스를 보도한 것은 아니다. 이미 시판되는 약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지를 찾는 연구에 AI가 가세해 훨씬 빠를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약 1년 전 불치병으로 집에서 죽을지 아니면 병원서 죽을지를 고심하며 죽을 날만 기다리던 조셉 코츠가 기적처럼 살아난 기사를 실었다. 

 

워싱턴주 린톤에 살고 있는 코츠(37)는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 빠졌다. 수개월 동안 희귀 혈액 질환인 POEMS 증후군으로 사경을 헤맸다. 신경을 망가뜨리고 다른 장기에 손상을 입히는 질병이다. 코츠는 손발이 마비됐고 심장이 붓고 신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매일 의사들이 그의 배에서 수 리터씩 물을 빼야 했다. 너무 아파 유일한 치료 방법인 줄기 세포 이식도 못한다. 그는 “포기했다. 이제 끝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여자친구 타라 테오발드는 아직 포기할 수 없었다. 

그녀는 1년전에 특이병 세미나에서 만난 필라델피아 의사 데이비드 파젠바움에게 마지막 간청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다음날 파젠바움은 답장을 보내왔다. 이전에 없었던 화학요법, 면역요법, 그리고 이전에는 사용되지 않았던 스테로이드를 혼합해 사용해 보라는 것이었다. 

1주 이내에 코츠는 이 치료 방법에 반응을 보였다. 4개월이 지나자 그는 줄기 세포 이식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지금은 큰 차도를 보이고 있다. 

이 약은 파젠바움 의사가 생각해 낸 것도 아니다. 인공지능(AI) 모델이 내놓은 처방이다. 

 

AI가 찾아주는 ‘신약’

요즘 세계 곳곳의 학자들이 AI를 이용해 기존의 약을 희귀 질병 치료가 가능한지 찾고 있다. 

현재의 약을 다른 용도로 재 사용하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AI를 이용하면 더 빠르게 찾을 수 있고 옵션이 없는 희귀 질병 환자의 치료로도 더 확대할 수 있다. 

펜실베이나 주립대학의 파젠바움 의사팀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연구팀들이 개발한 첨단기술에 힘입어 현재 나와있는 약들을 빠르게 이용해 심각한 암, 치명적 염증이상, 복잡한 신경학적 문제등에 대처하고 있고 일부는 제대로 작동한다. 

하지만 의학계 일부에서는 AI를 이용한 기존 약의 재 사용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 되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다. 

그러나 약 재사용을 연구하는 정부 기구 ‘전국진전과학전환센터’(NCATS)의 도날드 로 전 치료요법 개발 국장은 “숨겨진 보물 같은 약들로 많은 기타 질병에 사용할 수 있다. 우리는 이를 찾는 조직적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승인을 받은 약들이기 때문에 이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일반 약국에서 살 수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기존 약으로 희귀질환 치료

전국 심장연구소는 미국에서 약 20만명 이하가 앓고 있는 질병을 희귀 질환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수천만 명, 세계적으로 수억명이 앓고 있는 희귀 질환도 수천개에 달한다. 

NCATS 약품 개발 팀의 크리스틴 콜비스 국장은 아직까지 희귀질환 90% 이상에 승인된 치료 방법이 없으며 거대 제약회사는 이를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적은 수의 환자를 위해 많은 돈을 쏟아 부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하바드 의과대학 교수이자 컴퓨터 과학을 위학분야에 접목시키려는 마린카 지트닉은 기존의 대체 약을 이용해 희귀 질병 치료 방법을 찾으려는 이유도 이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약의 용도를 바꾸어 다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찾는 AI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로 박사는 “여러 실험실에서 약 용도 재사용 기술을 만들고 있는데 AI가 이를 더욱 가속시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원래 목적 약을 다른 용도로

약의 용도 변경으로 재사용하는 것은 제약회사에서 흔하게 있는 일반적인 일이다. 

예를 들어 혈압 약으로 만든 ‘미노티딜’이 탈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또 심장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비아그라가 지금은 발정제로 사용되고 있다. 당뇨병 약 ‘세마글루타이드’는 체중을 줄여주는 효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파젠바움 역시 희귀병 환자 였으나 이런 방법으로 치료를 찾아 의과대학에 진학했고 지금은 이런 약 용도 재사용으로 희귀병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수억달러를 쏟아 부어 약을 만든 것도 아니다. 또 10년 넘게 연구를 해 약을 만든 것도 아니다”라고 약 용도 변경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이런 연구는 펜스테이트, 스탠포드 뿐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AI가 척척 찾아줘

앨라배마 버밍햄에서 AI 모델이 만성 구토로 시달리는 19세 환자에게 이소프로필 알코올을 코로 냄새 맡는 방법을 처방했다. 

이 모델을 개발한 앨라배마 버밍햄 주립대학의 매 마이트 교수는 “본질적으로 구토증상을 치료하는 약들을 주문해 봤다”면서 “그랬더니 알코올이 우리 질문의 가장 1순위 대답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말 효과를 발휘했다. 

마이트 교수의 연구소가 개발한 이 AI 모델은 치료 결과까지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주의력 결핍증을 앓는 ADHD에 사용되는 앰피타민이 희귀 유전질환을 갖은 어린이의 간혈적 전신마비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파킨슨병 약 치료제는 신경 이상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움직이게 하고 말까지 할 수 있게 한다. 또 일반 혈압약 ‘구안파신’이 다른 신경질환을 갖는 어린이 환자의 운동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마이트 박사는 많은 약들이 한가지 이상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파젠바움 교수의 펜실베니아 연구 팀은 1만 8,500종류의 질병에 4,000개 가량의 약을 접목시켜 비교하고 있다.                    존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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