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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이 뜨겁다. 뜨겁다 못해 데일 지경이다. 매물을 확인하지 않고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투자 그룹들의 가세로 매물난이 가속되고 있다. LA타임스는 남가주 사례를 들어 전국에서 부는 부동산 붐을 상세히 소개했다. 

 

63%는‘깜깜이’주택 매매 새 트렌드

투자금 유입, 저리, 공급 부족 심화

리스팅 수분만에 온라인 투어, 오퍼까지 

 

순식간에 39개 오퍼

남가주 터스틴 북쪽의 2,092 스퀘어 피트 주택이 목요일 매물로 나왔다. 4베드룸에 가격은 110만달러. 팬더믹 이전이었다면 오픈하우스에 10여명의 바이어들이 집안을 구경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예약자에 한해서만 둘러볼 수 있다. 

빅(39)과 사라 제미라이 부부는 토요일 30분 투어를 마쳤다. 밖에는 또다른 바이어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셀러측 에이전트는 수일내 멀티 오퍼가 들어올 것이라며 오퍼를 종용했다. 이들 부부는 주택이 마음에 들었지만 웃돈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이 집은 15만달러나 더 높은 가격에 팔렸다. 

전국 주택이 순식간에 팔리면서 바이어들은 평생 가장 큰 투자가 될 수 있는 주택 구입을 찰나의 순간에 결정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부동산 협회의 조사가 시작된 최소 30년 이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팔려 나가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시장에 나온 주택 판매 기간의 중앙치는 8일이다. 부동산 버블이 심했던 2003~2005년에도 20일이나 됐다. 팬더믹 이전 핫 마켓이던 2017년에는 14일이었다. 

최저 수준의 모기지 이자율, 아파트 보다는 큰 공간을 원하는 실 수요자들, 여기에 투자세력의 유입, 그리고 온라인 판매까지 가세되면서 판매 속도에 불을 지폈다. 

전문가들은 요즘의 현상은 공급과 수요의 차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팬더믹으로 인한 실직 현상은 주택구입 능력을 가진 고소득 직종에게는 먼나라 이야기다. 오히려 이들의 수입은 늘어나 더 큰 집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또 밀레니얼 세대(81~96년생)가 첫 주택 구입의 중심이 되는 30대에 진입하고 있다.

주택을 더 빠르게 구입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도 일조하고 있다. 팬더믹으로 주택의 녹화 또는 라이브 비디오 투어가 직접 매물을 보지 않고 더 편안하게 구입할 수 있게 만든다. 

2000년대 초반 버블때와 비교해 질로와 레드핀 같은 웹사이트 리스팅이 요즘은 일반화돼 마켓에 나오자 마자 수분내에 집을 볼 수 있고 온라인으로 오퍼까지 내는 시절이 됐다. 

 

모든 기록 경신 중

모든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구입자의 63%가 집을 보지도 않고 구입했다. 또 지난 4월11일 이전 4주동안 판매된 주택의 43%가 리스팅 가격보다 더 높게 판매됐다. 최소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사우스베이 부동산 에이전트 개리슨 컴스탁은 허손의 3베드룸 하우스가 매물로 나온 지 6일만에 리스팅 가격보다 11만6,000달러 높은 가격에 판매됐고 오퍼 만도 39개였다며 요즘의 분위기를 전했다. 

남가주의 경우 주택 가격 중간 값은 8개월 연속 두자리 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얼마나 경쟁이 심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많은 바이어들이 주택에 하자가 발견되면 벌금 없이 거래를 깬다는 조건부 오퍼까지 포기하고 있다. 

 

투자 세력의 현금 거래 증가

현금을 들고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이 때문에 많은 셀러들이 융자를 기다릴 필요 없는 현금 투자자들의 오퍼를 받아들인다. 

어바인의 컨설팅 회사인 ‘존 번슨 부동산 컨설팅’은 국제 투자 시장의 낮은 투자 수익으로 인해 펜션 펀드, 개인 투자그룹, 기타 기관 투자자들의 돈이 미 전국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체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살집을 찾는 전통 바이어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LA카운티의 경우, 2020년 4/4분기 3개월동안 투자 세력의 주택 시장 점유율은 20%로 전년 동기 대비 21%에서 1% 감소했다. 그러나 주택 구입 수를 비교한다면 동기간 중 두자리 수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 구입.jpg

 

공급 부족

공급이 부족하다. 질로의 자료에 따르면 LA와 오렌지카운티에 지난 3월 나온 주택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거의 9% 하락했다.  

캘리포니아 부동산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캘리포니아 마켓 매물은 부동산 버블로 뜨거웠던 2004년 3월에 비해 무려 67% 줄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소유주들이 코비드-19에 대한 우려로 매물로 내놓기는 꺼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주를 원하는 소유주들 조차도 매물 부족으로 구입 주택 찾기가 어렵다는 사실에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주택 신규 착공도 쉽지가 않다. 해변 지역의 건축 허가 받기도 어려운데다가 목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가 미뤄지고 있다. 

요즘은 마켓에 나오기 전 바이어에게 보여주지도 않은 주택들도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지난 22일 레드핀 사이트에는 LA 카운티에만 349개의 ‘커밍 순’ 리스팅이 올라와 있다.

팬더믹으로 주택 시장 판매 속도가 정점에 도달한다고 해도 앞으로 투자금 유입과 보지도 않고 주택을 구입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전통 바이어들이 빠른 주택 판매라는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영원히 굳혀 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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