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A·SSI, 혼동하는 한인들 적지 않아

“나는 극빈자로 분류돼 SSA를 받는다” “나는 평생 일해 낸 세금으로 SSI를 받는다” 두 명이 나눈 대화인데 맞는 말일까. 아니다. 둘 다 틀렸다. 

한인만이 아니라 많은 미국인이 SSA와 SSI를 혼동한다. 특히 소셜시큐리티 사무국에 연금 신청을 하면서 SSA를 SSI로 잘못 말했다가 번거롭게 정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혼동은 둘 다 소셜 시큐리티 사무국을 통해 신청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둘의 차이는 무얼까.

간단히 정리하면 SSA는 당사자 또는 배우자가 평생 일을 해서 낸 세금으로 당연히 받아야 하는 연금 혜택이다. 이를 우리는 소셜 시큐리티 베니핏(Social Security Benefit), 즉 소셜 연금이라고 부른다. 반면 SSI는 빈곤자에게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생활 보조금(Supplemental Security Income)이다. 일한 적이 없어도 받을 수 있고 SSA를 받아도 수입이 낮으면 SSI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또 SSA는 연방 정부 건강보험인 메디케어가 제공되지만, SSI는 빈곤자이므로 메디케이드(캘리포니아는 메디칼) 건강보험 혜택이 가능하다.  

SSA 받아도 수입 적다면 SSI 가능

SSI 받는데 수입 있다면 보고해야

SSA(소셜시큐리티 베니핏)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미국인 6명당 1명 이상에 해당하는 6,400만 명이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받았다. 이 중 62세 노인은 5명당 4명이었다. 나머지 1/5은 소셜시큐리 장애자 보험(Social Security Disability Insurance·SSDI) 또는 사망자의 어린 자녀들이다. 소셜 시큐리티 베니핏을 받으려면 일정 자격을 갖춰야 한다. 

우선 미국에서 일하면서 세금을 내야 한다. 다시 말해 과세 소득이 있어야 한다. 그것도 10년 이상 세금을 내고 최소 40 크레딧을 쌓아야 한다. 1년에 쌓을 수 있는 크레딧은 4 크레딧이다. 그러나 돈을 많이 벌어야 크레딧을 쌓는 것은 아니다. 

1 크레딧을 받으려면 2021년 기준으로 1,470달러 이상 과세 소득이 있어야 한다. 1년에 최고 4 크레딧까지 쌓아 올릴 수 있음으로 연간 과세 소득 5,880달러 이상만 벌면 된다. 그렇다고 더 이상 일을 해 돈을 벌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근로 크레딧은 단지 연방정부에서 주는 베니핏을 받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이지 연금 액수를 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연금 액수는 35년간 올린 과세 소득을 합해 월평균치를 내고 이를 토대로 기준표에 따라 계산된다. 

그러면 이렇게 적은 금액을 크레딧 기준으로 삼은 이유가 무엇일까. 1978년 크레딧 제도를 시작할 때 월수입이 작더라도 일을 해서 세금을 낸다면 혜택을 주겠다는 의도에서다. 놀고먹지 말고 일을 하라는 뜻일 것이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만 해도 크레딧을 쉽게 쌓아 올릴 수 있음으로 보수를 현금으로 받는 것보다 정식으로 세금을 떼고 급여를 받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훨씬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다. 

▷배우자 연금, 사별 배우자 및 자녀 연금, 장애 연금

근로 기록이 40 크레딧 이상이 된다면 일하지 않았거나 수입이 작은 배우자도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배우자가 받는 연금의 최고 50%까지·본보 2월호 참조>. 또 이혼했어도 1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했고 현재 결혼하지 않았다면 전 배우자의 근로 기록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배우자와 사별했다면 숨진 배우자의 근로 기록으로 생존자 연금(survivor benefit)을 받을 수 있다. 배우자만이 아니라 미성년 또는 장애 자녀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금 지급 나이가 되지 않았어도 영구 장애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일정 기준 이상만 갖추면 장애인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또 메디케어 혜택도 제공된다. 

정리한다면 소셜 시큐리티 베니핏은 임금이나 자영업자의 세금 보고 기록이 있다면 의무적으로 제공되는 연방 정부 혜택이다. 배우자도 받을 수 있고 자녀들도 혜택이 가능하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에서 소득세를 내면 연방정부는 이를 받아 채권에 투자하고 이를 다시 납세자에게 돌려준다. 이것이 소셜시큐리티 베니핏, 즉 소셜 연금이다. 

SSI (빈곤층 생활 보조금)

SSI는 근로 기록이 없어도 재정적 빈곤만 입증한다면 제공되는 일종의 구호기금이다. 만약 SSA를 받는다고 해도 그 금액이 매우 작다면 소셜시큐리티국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지급해 준다. SSA와 SSI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SSI에는 여러 가지 신청 제약이 따른다. 

1972년 의회는 장애인과 65세 이상의 무소득자를 위한 재정적 안전망으로 SSI를 만들었다. 시각장애 또는 장애 어린이와 성인은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SSI를 받아 생활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여야 하고 수입이 낮고 재산이 적어야 한다. 또 65세 이상자도 소득이 매우 낮아 생활이 어렵고 가진 재산도 적다면 역시 소셜 시큐리티국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생활할 수 있다.

정부는 SSI 지급을 결정할 때 수입과 재산정도를 중요한 잣대로 본다. 

우선 수입은 독신 2,000달러, 부부 3,000달러 이하여야 한다. 또 집을 소유하고 있어도 현재 거주하고 있다면 재산으로 계산되지 않으며 자동차 가격 역시 재산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장례비용 등 기타 예외조항에 해당하는 재산 역시 SSI 자격 기준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올해 기준으로 SSI 금액은 독신 794달러, 부부 1,191달러이다. 하지만 생활비가 비싼 주에서는 주 정부가 별도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는 개인에게 160.72달러를 추가 보조해 주므로 보조금은 954.72이고 부부에게는 407.14달러를 추가해 1.598.14달러를 지불해 준다. 하지만 애리조나, 노던마리아나아일랜드, 미시시피, 웨스트 버지니아, 노스 다코타는 추가 보조해주지 않는다. 이외 다른 주들은 추가 보조금을 지불한다.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추가 수입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소셜시큐리티국에 보고해야 한다. 자칫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SSI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호에 추가로 상세히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