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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병 일러.jpg

 

 

Cover story

 

새로운 촬영 기술로 첫 확인

물병 가열, 여과기서 나온 듯

어린이에 성장 등 건강 문제 우려

시판 유명 생수 병물 3개 사 검사

 
 
 
일반 수돗물을 믿지 못해 대부분 마켓에서 파는 플라스틱 병물을 마신다.  
그런데 이 플라스틱병 물속에 초미세 플라스틱(나노플라스틱, nano plastic)이 다량 함유됐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플라스틱 병물 속에 초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은 양이 포함돼 있는지는 몰랐다. 
플라스틱병 물속에 미세플라스틱(micro plastic)은 현미경 관찰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미세 플라스틱은 워낙 크기가 작아 존재에 대한 확신만 있었지 이를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콜롬비아대학이 새 입자 공명 기술을 이용해 플라스틱 병물 속에 나노입자 화학구조를 분석해 이를 학회지 ‘자연과학회보’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리터당 300 입자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무려 11만에서 37만 개의 초소형 플라스틱 화학 물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미국 내 판매되는 유명 제품 3종류를 분석했지만 파장을 우려해 어떤 회사 제품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연구의 공동 저자 콜롬비아 대학 환경화학 베잔 얀 교수는 “우리가 연구했던 7종류의 플라스틱이 아닌 무기물 나노입자, 유기 입자, 그리고 다른 플라스틱 입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입자는 물 자체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물을 여과하는 과정에서 또는 플라스틱병이 열을 받아 플라스틱 구성 물질들이 물속에 녹아든 것으로 보인다. 
 
학계는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 소립자들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유아와 어린이들의 뇌 발달과 신체 성장이 독성 물질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초미세 플라스틱은 간과 신장, 뇌로 들어갈 수 있으며 태반으로 침입해 태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한 쥐를 조사해 본 결과, 초미세 플라스틱을 먹거나 호흡으로 마신 후 24시간 이내에 태반에 있는 쥐의 뇌, 심장, 간, 신장, 폐에서 플라스틱 화학물질들이 검출됐다. 
이 초미세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공해 중에서도 과학자들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가장 우려하는 오염물질이다.
 
플라스틱은 이미 우리 생활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인간은 더 이상 플라스틱을 외면하고 살 수는 없다. 그런데 이 플라스틱이 우리 몸안에까지 침투해 있다. 심지어는 갓 태어난 유아의 첫 대변 속에서도 발견된다.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에베레스트 산 꼭대기 눈 속에서도, 바다 깊은 심해에서도 플라스틱이 발견된다. 플라스틱 제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화학 성분들이 이러저러한 환경적 요인(가열, 풍화 등등)으로 인해 플라스틱에서 분리되면서 미세한 가루로 변신해 우리 인류의 건강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플라스틱 성분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아주 작은 입자들이 음식을 통해 또는 호흡을 통해 우리 몸안에 들어가 세포와 조직, 장기에 축적돼 발달장애나 호르몬 변화 등의 건강 문제를 일으 킬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수병 속 초미세(nano) 플라스틱 평균 24만 개
매우 작은 입자, 혈관 타고 뇌 침투 가능
수돗물 나노 입자보다 훨씬 더 많아
임신 쥐 플라스틱 노출되면 태반에 영향
 
 
 
병물도 안심 못 해
우리가 위생적이라고 마시는 플라스틱병 생수에서도 초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와 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그것도 예상했던 양보다 수백 배나 많다. 
콜롬비아 대학의 라몬트-도허티 연구소가 최신 영상 기술을 이용해 3개 유명회사 제품 플라스틱 물병의 물을 검사한 결과, 페트병 2개 분량의 물 1리터당 극히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평균 24만 개나 발견했다. 
이들 플라스틱의 90%는 극히 작은 ‘나노플라스틱’(nanoplastics, 초미세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 입자들이 너무나 작아 사람의 세포와 조직으로 쉽게 흡수될 뿐 아니라 뇌와 혈관을 구분해 주는 혈액뇌막까지 손쉽게 통과할 수 있다. 
지난달 ‘국립자연과학회보’에 발표된 이 연구 보고서는 나노플라스틱이 우리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연구소는 이들 미세 입자가 예상치보다 10배에서 100배까지 많다고 밝혔다.
컬럼비아 화학 박사과정에 있는 나이신 귀안은 “이번 연구 이전 오랜 기간 동안 미세 페트 입자가 수백개 정도 들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이렇게 많은 입자가 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페트(PET)는 폴리이틸렌 테레프탈레이트의 약자로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에 사용되는 투명 플라스틱의 한 종류다. 
 
나노플라스틱
우리는 크기가 0.001밀리미터에서 5밀리미터까지를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정의한다. 이들 미세 플라스틱 모두 현미경으로 관찰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보다 작은 초미세(nano) 플라스틱은 확인이 매우 어려웠다. 
학계는 지난 수년간 수돗물뿐 아니라 플라스틱병물 속에서 미세(micro) 플라스틱이 들어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추정만 해왔던 초미세 플라스틱의 확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초미세(nono) 플라스틱의 크기는 10억분의 1미터다. 크기가 너무 작아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오염원과 병원균은 입자 표면에 붙어 이동하는데 크기가 작을수록 표면 대 부피 비율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큰 입자는 그다지 독성을 나타내지 않지만 크기가 작은 입자는 세포, 조직, 장기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독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건강에 플라스틱이 주는 영향은 아직 초기 연구 단계에 그치고 있다. 학계가 이들 인간의 몸에서 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한 지는 불과 몇 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동물 실험에서 플라스틱 미세 입자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했다.  
물고기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 입자들은 성장과 번식능력 및 건강, 장 건강, 호르몬 수치, 면역반응, 심장 등등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게 됐다.   
 
알려진 성분 10%에 그쳐
콜롬비아 연구소는 새로운 형태의 현미경으로 분자의 진동을 촬영해 7종류의 일반적 플라스틱에 대한 나노입자를 분석해 봤다. 그 결과 플라스틱 물병의 원료인 아주 작은 PET 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PET의 양보다는 물을 병에 담기 전 역삼투압 필터로 사용되는 나일론 여과기의 주성분인 폴리아미드의 양이 더 많았다. 
또 스티로폼으로 불리는 폴리스티렌, 폴리비닐 클로라이드, 아크릴 유리로 알려진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를 포함한 미세 입자들이 발견됐다. 그러나 이들 대표적인 7종류의 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은 고작 10%에 그쳤다. 나머지 미세입자들은 어떤 종류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미세플라스틱
지난 수년간 과학자들은 심해에서부터 지구에서 가장 높은 눈 덮인 고산 꼭대기에서 조차도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사람의 핏속에서, 폐 조직에서, 뇌에서도 발견됐다. 또 지렁이와 바다의 동물성 플랑크톤에서부터 상어, 고래, 북극곰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구상 생물의 세포와 조직에 침투해 있다. 
어떤 경우에는 이들 입자들이 음식과 물에 섞여 우리 몸으로 들어간다. 또 일부는 대기 중의 공기에 떠다니다가 우리의 호흡을 통해 침투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실내에서 뿐만 아니라 실외 대기는 물론이고 구름속에도 존재하며 심지어는 피를 통해서 몸에 흡수될 정도로 자연계를 떠돌고 있다.  
이들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발원은 폴리에스텔 성분의 합성수지 의류를 뜨거운 물에 빨래할 때 그리고 자동차 바퀴의 마모다. 
이들 미세 플라스틱은 먹이 사슬을 통해 전달되며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 이동하면서 더욱 농도가 짙어진다.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가 먹는 음식의 포장지에서도 검출된다. 
지난달 소비자 옹호 단체 ‘컨슈머 리포트’는 미국 내 광범위하게 유통되는 가공식품에서 검출된 플라스틱 화학물질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컨슈머 리포트’는 85개 가공식품 중에서 84개에서 플라스틱을 딱딱하게 만드는데 사용되는 가장 일반적인 화학물질 프탈레이트가 검출됐고 음식물 80%에 또 다른 화학물질 비소페놀이 함유됐다고 밝혔다. 
이들 프탈레이트와 비소페놀은 내분비계 즉, 호르몬 시스템을 방해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들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당뇨, 비만, 암, 불임 문제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컨슈머 리포트’는 “이들 물질에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노출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면서 “패스트푸드를 줄이고 가공식품과 기름진 음식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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