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등 혈관 채취해 막힌 동맥 우회술
연간 20~30만 건 진행되는 일반적인 수술
사망률 낮지만 여성 28%, 남성 20%에 합병증
스텐트 시술 후 5년 후 결과도 여성이 더 나빠
심장 관상동맥이 막히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수술 과정에서 사망 가능성이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더 높다고 뉴욕타임스가 의학협회 학회지 논문을 인용 보도했다.
지난 추수감사절 인디애나 프랭크포트에 사는 신시아 모슨(61)은 가족 9명의 저녁 만찬 준비를 위해 하루 종일 부엌에서 일했다. 거의 준비가 끝날 무렵 갑자기 힘이 빠지면서 주저 앉을 것 같았다. 모슨은 “왼쪽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점점 심해지더니 왼쪽 팔까지 통증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온몸에 땀이 나고 창백해졌다. 그는 “심장마비가 오는 것 같다”며 가족들을 불렀다.
앰뷸런스에 실려 간 병원에서 의사들은 약간의 심장마비라면서 모든 관상동맥들이 심각하게 막혀 있으므로 “심장절개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관상동맥 우회로 조정술(CABG)
미국의학협회 ‘서저리’(수술) 학회지에 실린 한 논문은 이런 환자들이 수술방에 들어가면 성별에 따라 그 결과가 큰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관상동맥 우회로 조정술’(coronary artery bypass grafting, CABG) 결과의 남녀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CABG(채소 이름과 같은 캐비지로 불림)는 환자의 팔 또는 가슴의 동맥, 다리의 정맥을 채취해 막힌 혈관을 우회해 혈류를 개선시키는 수술이다.
논문을 주도한 웨일 코넬 의과대학의 마리오 가우디노 심장 흉부외과 전문의는 “미국에서 연간 20~30만 건의 수술이 진행될 정도로 가장 일반적인 심장 수술”이라고 말했다.
여성 사망률 높아
전체 CABG 수술환자의 25~30%는 여성이다. CABG 수술 중 사망률은 매우 낮다. 하지만 여성(2.8%)이 남성(1.7%)보다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2011~2020년 수술을 받은 환자 130만 명(평균 나이 66세)의 CABG 수술을 비교해 본 결과, 남성의 20%가 수술 후 뇌졸중, 신장 기능 정지, 재수술, 가슴뼈 감염과 장기간 호흡기에 의존하며 병원에 입원하는 등의 합병증이 생겼다. 이에 비해 여성의 28%에서 이 같은 합병증이 나타났다.
가우디노 전문의는 이들 합병증의 많은 수는 “매우 경미하고 스스로 치유될 수 있으나 흉골 수술 자리 감염은 회복에 수개월이 갈 수 있다. 또 뇌졸중이 온다면 장기간 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성별 간의 차이는 지난 10여 년간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격차가 심해 여성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특히 유념해야 한다고 논문은 강조했다.
그렇다고 이번 연구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시더스사이나이병원의 노엘 바이리 메즈 심장전문의는 “1980년대부터 잘 알려져 있는 일”이라면서 “심장병은 미국 여성들의 가장 큰 사망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정보, 테크놀로지, 훈련 등 전반에 걸쳐 CABG 수술이 발달돼 훨씬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성별 차이가 계속된다는 사실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성별 차이 요인
여성은 우회조정 수술을 받는 나이가 남성보다 3~5년 많다. 남성들이 여성보다 더 빨리 관상동맥 질환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우디노 교수는 “의과대학에서 공부할 때 남성은 전형적 모델로 삼지만 여성은 다른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또 임상실험에 등록된 환자 중 여성은 20% 미만이다. 따라서 연구에서도 남성들이 기준이 된다.
특히 수술 여성의 40%가 70세로 더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여성들이 남성보다 당뇨, 고혈압, 혈관 상태와 같은 건강 문제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가우디노 교수는 이런 요인들이 여성의 심장 수술 위험을 더 높이고 있으며 또 여성들의 혈관은 남성보다 더 작고 약해 수술이 더 복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실시된 무작위 임상실험에서 여성들은 남성보다 혈관 폐색을 막기 위해 혈관에 주입하는 스텐트 수술을 받은 지 5년 후 결과가 더 좋지 않게 나타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바이리 메스 시더사이나이병원 전문의는 “스태틴을 먹고 처방전을 받는 여성들이 적으며 특히 가장 필수적인 고용량 스테틴을 복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 효과
CABG 수술의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플로리다 브룩스빌에 사는 론다 스케그(68)는 2022년 7월 4개 관상동맥이 막혀 우회술을 받고 12일간 입원 후 퇴원했다. 6개월 후 집 근처 홈쇼핑 방송에 복귀해 일을 계속하고 있다. 하루 1만 보 이상을 걷고 1주일에 두 번씩 라인댄스도 가르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반면 뉴욕시의 은퇴 교사 수산 리리(71)은 지난달 듀크대학에서 GABG 수술을 받은 후 2차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수술집도의 브리타니 취스첸버그 전문의는 “여성들은 바이패스에 필요한 혈관들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수년전 리리는 다리의 정맥류성 정맥 때문에 이식에 필요한 충분한 혈관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녀는 “심장에 쓸 혈관이 필요할 줄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농담 섞어 말했다.
리리는 필요한 3개 혈관이식 대신 2개만 받으면서 “불충분한 혈관재형성” 상태가 됐다.
취스첸버그 집도의는 “더 나쁜 결과와 앞으로 더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다”면서도 “다행히 3번째 막힌 혈관은 메시 튜브를 이용해 확장하는 스텐트가 가능해 다음 달 재술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위험 줄일 수 있어
웨일 코넬병원의 라미아 하릭 흉부외과의가 이끈 연구팀은 CABG 수술중 여성 사망의 거의 40%는 상호작용적 빈혈(interoperative anemia)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술팀은 수술 중 환자의 피를 묽게 하는 약을 투여해 펌프라고 불리는 대형 심폐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 기계는 의사들이 혈관 이식을 하는 동안 혈액에 산소를 공급해 주고 피를 계속 돌려주는 역할을 한다.
하릭 전문의는 “다소 펌프를 조정할 수 있는데 여성들의 경우 의사들은 더 작은 펌프를 사용할 수 있거나 용액의 양을 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우디노 교수는 “과거에는 많은 의사들이 이런 성별 차이는 불가피 하다고 생각했었다”면서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차이를 최소화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논문에서 지적했다.
수술을 받은 모슨은 4개의 막힌 혈관 수술이 성공적이었다. 최근 폐에 물이 차 잠시 병원에 입원했지만 현재는 바이패스 수술 환자의 주 3회 심장 재활 프로그램에서 재활을 받아 건강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
자넷 김 기자 janet@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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