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크레딧 점수 반영 대폭 완화>
연체금 갚았다면 기록서 지워져
연체 1년 지나야 기록에 올라
세금 저당은 크레딧에 오르지 않아
의료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제때 의료비를 내지 못해 나쁜 크레딧 점수를 받는 한인들도 많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미국 3대 신용 평가 회사들이 의료비 연체 기록을 소비자 크레딧 점수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료비용 독촉에 시달리는 많은 소비자들이 의료비 연체로 인한 크레딧 점수의 악영향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그렇다고 갚지 않은 의료비 부채까지 모두 크레딧 기록에서 삭제해 준다는 말은 아니다. 내년부터 500달러 이하의 의료비 연체는 기록에 올리지 않을 것이며 올 여름부터는 이미 돈을 갚은 연체 기록은 기록에서 완전히 지운다. 의료비 연체의 크레딧 점수 비중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없애 버리겠다는 것이다.
소비자에 희소식
미국 3대 신용 평가 회사인 ‘에퀴팩스’(Equifax), ‘익스피리언’(Experian), ‘트랜스유니언’(TransUnion)은 올 여름부터 의료비 연체와 관련된 크레딧 점수 정책을 대폭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크레딧 리포트에 올라 있는 의료비 부채 미납비의 약 70%를 없앤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소비자 보호 단체들과 수개월간에 걸친 논의 끝에 내린 결정이다.
발표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신용평가 회사들은 미수금으로 기록됐다가 지불된 의료비 부채에 대한 기록을 삭제한다. 이전까지는 콜렉션으로 넘어간 후 돈을 갚았다고 해도 7년간 연체 기록은 계속 남아있었다. 또 ▲의료비 연체금이 콜렉션에 넘겨졌다고 해도 이후 1년동안 크레딧 기록에 올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6개월이 지나도 의료비 연체가 계속되면 기록에 반영했었다. 이 같은 조치는 과도한 의료비 청구 또는 보험회사와의 의견 조율 등으로 인해 지불이 늦어지는 경우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의료비 협상을 벌일 수 있는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려주는 것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3대 신용평가 회사들은 500달러 이하의 의료비 연체금은 더 이상 크레딧 기록에서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이 금액은 향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신용평가회사들의 이 같은 파격적인 조치는 자발적으로 이루어 진 것은 아니다.
미국 소비자재정보호국(CFPB)의 이들 회사에 대한 조사 압박에 따른 것으로 월스트릿 저널은 이 문제에 관련된 정부 내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의료비 부채 고통
상당수 미국인은 의료비 부채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응급실 방문과 예기치 못한 질병 등 거액의 의료비용이 청구되면 이를 가볍게 변제할 수 있는 능력자가 많지 않다. 또 보험이 있다고 해도 비용 협상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지만 의료 시설에서 연체로 간주해 무조건 콜렉션에 넘겨 버릴 때도 있다. 나중에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연체 사실은 기록에 남아 크레딧 점수에 영향을 준다.
점수가 나빠지면 주택 모기지부터 자동차 대출, 크레딧 카드 발급, 신용을 이용한 물건 구입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취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소비자재정보험국(CFPB)은 880억달러에 달하는 의료비 부채 4,300만건이 크레딧 리포트에 올라가 있다고 밝혔다. 3대 신용평가회사들은 미국내 2억명 이상의 크레딧을 관리하고 있을 정도로 미국 크레딧 정보 시장을 장악한 거대 조직이다. 이들 회사들은 3월 18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코비드 19 팬더믹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고통을 줄여주는 매우 중요한 단계”라면서 “모든 소비자들에게 공평하고 이용 가능한 크레딧을 제공하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CFPB는 지난달 초 신용정보 회사들이 수많은 의료비 부채에 대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못한다며 일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FPB는 미국 신용 정보 시스템을 강력히 규제하는 정부 기관이다. 소비자들은 어떤 기록이 자신의 크레딧 정보에 올라가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권한도 없고 또 알지도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대출회사나 미수금 처리 대형업체인 콜렉션 에이전시 등을 통해 자신의 크레딧 기록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CFPB는 소비자 불만 처리가 부실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에퀴팩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에퀴팩스는 최근 정기적으로 소비자 크레딧 보고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익스페리언과 트랜스유니언 역시 유사한 소비자 불평 처리 부실로 수사를 받아왔다고 정통한 소식통이 월스트릿 저널에 밝혔다.
은행들 불만 표출
CFPB는 일반 대출 등 은행 관련 금융 부채보다도 개인이 되갚을 수 있는 능력을 예측하기 힘든 것이 의료비 부채라고 말했다.
특히 의료비 부채가 크레딧 기록에 올라가게 되면 집을 구입하거나 렌트를 찾을 때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고 자동차 렌트비는 물론이고 보험 특히 구직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호국은 아울러 덧붙였다.
사실 신용 평가 회사들의 주 고객은 대출회사다. 대출회사들은 크레딧 점수로 신용 정도를 측정하게 될 것이고 대출 신청자의 변재 능력을 평가하게 된다.
신용평가 회사들은 그동안 은행들과 의료비 부채에 대한 기록 삭제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익명의 소식통은 전했다. 일부 은행은 소액의 연체 의료 부채에 대해서 별로 신경 쓰지 않은 분위기만 많은 은행들은 이런 부채 기록이 없어지면 일부 대출 신청자들의 신용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체납과 손실의 위험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요즘 은행들은 신용평가 기록보다는 소비자들의 은행 어카운트의 정보 등을 담은 다양한 데이트를 이용해 소비자들의 지불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2015년부터 변화
체납 의료비 기록에 대한 문제는 이미 2015년부터 각 주정부 검찰과의 합의했던 내용이다.
이들 회사들은 소비자들의 의료비 부채를 6개월 간 기다렸다가 크레딧 기록에 올리게 돼 있다. 만약 보험회사가 의료비를 정산하면 기록에서 삭제해야 한다.
신용평가 회사들은 도서관 벌금, 교통위반 티켓, 체육관 멤버십 체납 기록 등 콜렉션 회사들이 보고하는 소소한 정보는 모두 제거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세금 차압과 민사소송 판결 자료까지 모두 삭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세금 차압(tax lien)
세금을 내지 않아 차압이 들어온 기록은 더 이상 크레딧 점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만약 기록이 올라가 있다면 3대 신용 회사에 정정을 요구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대로 2017년 민사 소송 판결이나 공공기록은 더 이상 기록에 올리지 않기로 신용 정보 회사들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8년 4월부터 모든 세금 차압 기록은 크레딧 기록에서 삭제됐다.
크레딧 기록에는 남지 않지만 세금 체납으로 인한 차압 권 행사는 여러가지 재정적 문제를 가져 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세금을 완납했다면 7년간 기록이 유지되지만 완납하지 않았다면 10년 기록에 올려졌다.
존 김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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