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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에 갔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며 사전 질문지에 답했다. 지난 2주간 잠은 잘 자고 있는지,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는지,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일상에서의 흥미가 감소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지였다. 의외로 해당 사항이 많아서 질문지 제목을 확인했다. 우울증 검사 질문이었다.   

‘어, 이 정도는 누구나 느끼는 것 아니었어? 코로나 동안 다들 이랬던 거 아니야? 나만 이런 거야?’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팬데믹 기간 동안 우울증을 겪거나 불안감이 높아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지만 남의 일로만 여겼다. 포스트 팬데믹과 더불어 정신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었으나 크게 관심을 갖진 않았다. 특별히 우울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어서 우울증은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수면이나 식습관, 집중도 등을 묻는 질문에 답하다 보니, 가끔 힘겨운 일상을 보내긴 했던 것 같다. 종종 나타나는 증상이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주치의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코로나가 시작되며 완전히 달라졌던 일상, 그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뒤늦게 털어놨다. 개인적으로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던 기간이어서 스트레스도 상당했음을 깨달았다. 비타민 D 수치가 위험 수준까지 낮아져 약 처방이 시급했다. 일단은 비타민D 수치를 높이고,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포스트 팬데믹을 살아가 보기로 하고 병원을 나섰다. 마음은 조금 가벼웠다.  

팬데믹과 정신건강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최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8~44세의 청장년층 4명 중 1명(23%)은 정신건강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전체 연령층에서 가장 적은 수가 정신건강 치료를 받는 그룹이었다. 

전문가들은 ▶운동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수분 섭취 ▶솔직한 감정표현 등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2주 이상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지속되거나 수면, 식욕, 집중력, 흥미 등에 변화가 있다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 많은 것이 일상으로 돌아온 듯하지만 우리는 분명 전과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시대를 살아내느라 수고한, 그리고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적응하느라 또다시 수고할 내 마음을 한 번쯤 돌아볼 때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은 아닌지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기 바란다.   

 

김동희 

현재 시더스-사이나이 암센터 건강형평성연구소의 커뮤니티 아웃리치 수석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 전 미주 한국일보, 뉴욕 중앙일보 기자. ‘미국 엄마의 힘’ 저자. 

▶연락처: (310)423-7410

 


 

마음 건강 체크 리스트

우울증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며,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을 말한다. 지난 2주간의 증상을 체크하여 마음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자료는 참고자료 일 뿐,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를 통해서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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