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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내 100세 넘는 시니어들 10만에서 40만으로

은퇴 후 20년이 아니라 30년 40년 쓸 재정 준비

말년의 빈곤은 당사자도 힘들고 정부 부담도 늘고

시니어 인구 19%, 30년 후 23%로 늘어나 

 

 

장수 시대다. 이제는 90을 넘기는 시니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모든 시니어들이 꿈꾸는 ‘드림 에이지’이지만 ‘9988’까지 산다면 모를까 ‘234’하지 못한다면 재앙이 될 수 있겠다. 자신도 힘들어지고 가족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 장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또 다른 고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건강 못지않게 중요하는 것이 있다. 바로 경제력이다. 

앞으로 30년 후 100세까지 사는 시니어들이 지금보다 4배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 재정이 뒷받침되느냐다. 

최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 문제를 놓고 미국이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 왔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100세

100년을 사는 미국인들은 30년 후 4배나 많아진다고 연방센서스국이 전망했다. 미국에는 현재 10만 1,000명가량이 100세를 넘기고 있다. 이 숫자는 2054년 42만 2,000명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100세를 넘기며 사는 장수 인구는 195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당시에는 고작 2,3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게 오래 산다는 것이 결코 축복은 아니다. 오래 살수록 재정적 부담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은퇴를 한 후 거의 30년 이상을 더 살아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즐거운 노년을 뒷받침해 줄 든든한 돈 보따리가 있느냐는 것이다. 

 

“장수혁명”

나이가 들수록 의사 방문 횟수가 늘어난다. 또 이로인해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의료비는 더 많이 든다. 또 계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의료비는 갈수록 불어난다. 불행하게도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롱텀케어 비용은 매년 올라간다.

홀리스틱 웰스의 수석 연구원 케이샤 블레어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수년간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장수혁명”이라고 표현했다. 

퓨 리서치에 따르면 100세 인생의 약 78%는 백인 여성이며 이 비율은 더 늘어날 것이다. 

미국의 시니어 인구는 6,200만 명이다.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한다. 그러나 향후 30년 동안 노인 인구는 8,4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3%가 될 것이다. 문제는 재정이다. 은퇴 후 20년간 쓸 재정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앞으로는 30년, 40년을 버틸 재정이 요구되는 시대가 온다. 

현재의 은퇴 재정 계획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기본 생활 경비뿐 아니라 의료비, 간병비까지 필요하다. 소셜시큐리티 연금과 펜션만으로는 감당하지 못한다. 

블레어 연구원은 80, 85, 95, 100세 이상 살 때 과연 재정을 버틸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를 스스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10만 달러 대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고 해도 은퇴 후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려면 최대 금액을 모아 둔다고 해도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계획 세워야

테네시주립대학의 알렉스 빈 재정학 강사는 잘 준비했다고 생각하는 시니어들 조차도 장수 시대에 들어갈 은퇴 비용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주택 경기로 보면 은퇴자들이 집을 줄여 가기도 어렵다. 줄인다고 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고 렌트비도 비싸 그냥 주저앉고 사는 편이 좋을 수도 있다. 

시니어들의 상당수가 메디케어가 의료 경비를 거의 모두 커버해 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 부담 경비도 만만치 않다. 

빈 강사는 “최상의 전략은 장수를 대비해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을 구입해 두는 것이다. 미국 문화는 몇 년만 사용하고 버리는 것에 익숙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요 경비

장수를 하는 시니어들에게는 간병 비용이 가장 큰 부담이다. 재정이 비교적 풍부하다고 생각하는 시니어들 조차도 장기 간병에 들어가면 소셜연금과 펜션 등 만으로는 버티지 못한다. 결국 메디칼(메디케이드)등 정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동부 메릴랜드의 경우 일상 도우미 고용 비용은 월 2,000달러 이상이다.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한다면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베이비 부머들은 그만큼 돈을 모아두지 못했다. 결국 노년에 ‘고난의 길’을 걸으며 마음고생을 심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회적 부담 가중

사회적으로도 큰 부담이 된다.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또 만성 질환을 가진 시니어들이 증가한다. 집을 내놓지 않아 주택 시장에도 암울한 기운이 감돈다. 시니어들이 살고 있는 집을 시장에 내 놓아야 매물이 증가하고 그래야 집값이 안정적으로 하락한다. 그러면 젊은 세대들의 첫 주택 구입의 꿈이 가능해진다. 주택 매물이 부족하면 집값 상승이 계속될 것이다.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은 렌트에 의존해야 하므로 렌트비 상승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가져온다. 주택 시장의 불안정을 가속화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 사회보장 제도에도 문제가 생긴다. 

소셜시큐리티국은 더 오랫동안 소셜연금을 지불해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내는 세금으로 충분히 이들의 연금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면 연금 액수도 깎일 수 있다. 

현재의 연금 시스템으로는 100세 시대를 감당하지 못한다. 

또 저소득으로, 빈민으로 추락하는 인구가 많아 질수록 메디케이드(메디칼) 부담이 더 가중된다. 정부의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는 말이다. 

장수 시대의 전략으로 “최대한 은퇴를 늦추고 일을 해라”가 정석이다. 

100세 시대는 개인으로서는 행복이고 축복으로 생각되겠다. 과연 미국은 장수 시대를 맞을 준비가 돼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 됐다. 

김정섭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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