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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4분의 1, 고등학생 16% 미성년자 케어기버

밥하고 빨래하고 먹여주며 부모 돌보기

학교 자주 빠지고 지각해 사회성 결여 우려

재정적 어려움 또는 홈케어기버 못 구하기 때문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부모나 조부모 또는 친척을 돌봐야 하는 어린이들이 의외로 많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중학생의 4분의 1가량이 어린이 케어기버(간병인)으로 부모나 조부모를 돌본다는 것이다. 

리오 레미스는 고등학생이다. 여느 고등학생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장애인 어머니를 돌본다. 

일주일에 3번씩 오후가 되면 엄마의 다리와 팔을 풀어줘야 한다. 근육이 빠지지 않게 하고 혈전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운동을 20차례씩 반복한다. 어머니가 손짓을 하면 음식을 먹여주고 치아도 닦아준다. 고교 1학년생인 리오는 “하루 일상”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케어기버

미국에는 약 540만 명의 18세 미만 어린 청소년들이 만성질환이나 기능 장애를 가진 부모나 조부모 또는 친척을 돌보고 있다. ‘전국 케어기빙 연맹’에 따르면 지난 20년전 만해도 130만 명에 그쳤다. 

이들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 미성년자들은 먹이고 옷 입히고 요리와 목욕도 시켜준다. 대부분 암이나 점점 쇠약해지는 질병 또는 치매를 앓는 부모나 친척이다. 어떤 부모는 전쟁에서 부상을 당했거나 교통사고로 움직이지 못한다. 

이런 어린이 간병인(케어기버)은 매년 늘고 있다.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홈케어 서비스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성질환 또는 단기간 병원에 입원해 퇴원한 사람들이 집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여의치 않아 자녀들의 돌봄을 받는다. 

케이기빙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 케이기버들의 70% 이상은 부모나 조부모를 돌본다. 이들 어린이들은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학교 생활이 어려워 외톨이가 되고 있고 미래도 어둡다. 

밥을 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고 주사를 놓으며 숙제를 해야 한다. 쉬울 수가 없다.

신장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돌보는 플로리다의 12세 여학생은 밤새 아버지를 돌보는 날이면 학교에서 잠에 빠진다고 말했다. 

플로리다는 이런 어린이들을 조사하는 몇 안되는 주다. 학교를 대상으로한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 4분의 1, 고등학생의 16%는 누군가를 돌보고 있다는 것이다. 

로드 아일랜드의 경우 케어기버 어린이들은 일반 어린이보다 2주 이상 우울함을 15% 이상 경험하고 있다. 

 

더 늘어나 

부모가 일을 하면 어린이들이 치매 등을 앓는 조부모를 돌봐야 한다. 보통 밤에 화장실을 데려가야 하기 때문에 이들과 한 방에서 산다.  

플로리다 ‘케이기빙 어린이 협회’의 카니 시스코우시키 대표는 “사람들은 이들 어린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른다”고 개탄했다. 

협회는 어린이 간병인들을 위해 캠핑도 주최한다. 또 집에 묶여 살아야 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낮말 맞추기’와 같은 멘토와 줌 미팅도 주선한다. 많은 어린이들은 학교 수업을 빠지지 때문에 학교 카운슬러들의 도움을 받곤 한다. 

재향군인 단체와 루게릭 또는 암 협회 역시 이들 어린이 케어기버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들을 돕고 있다. 

부정적 영향

많은 어린이들은 페이먼트 보내기와 가족 음식 만들어 주기 등을 배우며 남을 돌봐야 한다는 ‘인정’부터 배운다. 하지만 이에대한 부정적 영향도 많다. 종종 다른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책임감을 갖게 돼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한다. 

플로리다 리비에라 비치의 고등학교 3년생인 아케리아 프로핏은 “고작 17살인데 평생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매우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의 여동생 안니야(9)는 발달장애 어린이다. 걷지고 기지도 말하지도 못한다. 

동생이 아프면 학교에도 가지 못한다. 집에서 동생을 먹여주고 목욕시키고 옷을 입혀줘야 한다. 그래야 혼자사는 어머니가 학교 식당에 나가 일을 해 4자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케리아는 우등생이다. 졸업후 대학에 진학해 작업요법(occupational therapy)를 공부할 계획이다. 

 

집안일 독차지

플로리다의 14세 세 쌍둥이 들은 거실 침대에서 하루종일 누워 사는 엄마를 위해 빨래도 하고 집도 청소하며 밥도 짓는다. 

어머니 내델리는 “아이들이 침대보도 갈아지고 음식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어머니 내덜리는 2020년 허리에 튀어나온 뼈 돌기 제거수술을 받았다. 이후 보행 보조기를 가져야만 겨우 10발을 내 디딘다. 그녀는 당뇨 환자다. 

3 쌍둥이는 학교에 가기 전 작은 아이스 박스에 얼음을 채우고 물과 티를 준비해 놓는다. 어머니가 먹을 과일과 그래놀라 바를 챙겨놓는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저녁을 만든다. 아버지는 아직 퇴근 전이다. 또 엄마에게 매주 당뇨 주사를 놓아준다. 매달 B-12 주사도 놓아주고 매주 21개 약도 약통에 담아 놓는다. 

 

리오의 하루

리오의 엄마 제시카는 주정부 세금 부서에서 일하다가 20년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척추 디스크 수술을 한 후 피부가 점차 굳어지면서 결국 걷기가 힘들어졌다. 

처음에는 지팡이를 짚고 걸었지만 이제는 걷지 못한다. 약을 많이 복용해 손을 떤다. 

보험에서 지불하던 물리 치료도 끝나 이제는 가족들이 돌봐야 한다. 처음에는 큰 아들이 돌보다가 큰 딸이 맡았고 이제는 리오 차례가 됐다. 아버지 롤랜도는 일을 나가기 전 부인을 침대에서 일으켜 옷을 입혀준다. 

리오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안 일도 해야 하지만 공과금도 낸다. 엄마의 스마트폰을 이용에 엄마의 지시에 따라 돈을 보낸다. 엄마의 손이 심하게 떨려 대신해주는 것이다. 

리오는 “엄마다. 엄마를 돌봐준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나 포비(19)는 걱정이다. 친구들과 놀지 못해 사회성이 없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존 김 기자 john@usmetr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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