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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두 번은 걸려 오는 전화가 있다. 가슴에 멍울이 있는데 유방암 검사를 어디서 받을 수 있냐는 질문부터 유방암 진단을 받았는데 건강보험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연에 이르기까지 유방암 관련 문의들이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상대방의 나이를 알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30대 혹은 40대인 경우가 많아 자주 있어 놀란다. 그때마다 막연히 ‘젊은 여성에게도 유방암이 많이 발생하네’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막연했던 ‘느낌’을 최근 데이터로 확인했다. 지난 8월 의료분야 글로벌 연구자 커뮤니티인 JAMA 네트워크는 50세 미만의 여성들 사이에서 유방암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주요 외신에서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유방암이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KAMA 네트워크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약 50만 명의 암 진단 환자들의 데이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30대(30세~39세) 여성들의 유방암 진단율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암협회(ACS) 역시 비슷한 자료를 내놨다. 40세 미만의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2000년부터 2019년 사이 매년 3%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50세 이상의 여성들 사이에선 유방암로 인한 사망률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젊은 여성에게선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다. 

그렇다면 젊은 유방암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35세 이후의 첫 출산, 짧은 모유 수유 기간 등이 주요 위험 요소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비만이나 식생활, 운동량, 음주, 환경오염 등도 젊은 유방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험 요소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특별한 것이 없다. 다르게 말하면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특별히 잘못해서, 어떤 특별한 원인이 있어서 유방암에 걸린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유방암 발병 위험이 있음을 인지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 또한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을 목표로 하는 것이 유방암 예방의 핵심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유방암을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가 쉽기 때문이다. 특히 유방암은 매모그램(mammography, 유방촬영술)이라고 하는 X선 촬영술을 통해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여 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적극 권장된는 암이다.  

검사 시작 나이도 ‘40세’로 최근 하향 조정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40세, 45세, 50세로 다양했으나 최근 미국 ‘예방 서비스 태스크포스’(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가 검사 권고 나이를 종전 50세에서 40세로 대폭 낮추면서 ‘40세 시작’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10월은 유방암 인식의 달이다. 올해 아직까지 유방암 검사를 받지 않은 40세 이상의 여성이 있다면 ‘젊은 유방암’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정기검진을 꼭 받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김동희 
현재 미국병원 암센터 커뮤니티 아웃리치팀 수석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 전 미주 한국일보, 뉴욕 중앙일보 기자. '미국 엄마의 힘' 저자. 
연락처: (213)54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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