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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10년 이상 뛰고 은퇴한지 5년 지나야 자격

5년 채우지 않은 회원 딱 2명 - 루 게릭과 로베르토 클레멘테

미국야구기자단 투표, 75% 이상 받아야 명전 회원

 

2026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회원(Hall of Famer) 첫 번째 레전드가 발표됐다. 전 SF 자이언츠, LA 다저스에서 활동한 2루수 제프 켄트(57)다. 명전은 7일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벌어지는 윈터미팅에서 2026년 HOF로 켄트를 발표했다.

MLB HOF는 두 가지 경로로 선택된다. 자격 요건은 MLB에서 10년 이상 활동하고, 은퇴 후 5년이 경과돼야 한다. 역대 HOF 가운데 은퇴 후 5년이 경과되지 않고 회원이 된 레전드는 딱 2명이다. 특별 케이스였다.

뉴욕 양키스 1루수 루 게릭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외야수 로베르토 클레멘테다. 게릭은 17년 동안 활동했고, 푸에르토리코 출신 클레멘테는 18년을 뛰었다.

게릭은 1939년 2130연속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고 근육수축 희귀병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원인을 몰랐던 이 병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으로 판명됐고 흔히 ‘루 게릭 병’으로 통한다.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점차 파괴되어 전신의 근육이 약해지고 위축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명예의 전당은 1939년 은퇴를 선언한 게릭을 당해 연도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미국 스포츠 사상 최초의 영구결번 주인공도 게릭이다. 양키스는 게릭의 등번호 4번을 영구결번했다.

딱 3천 안타를 남긴 클레멘테는 1972년 12월31일 사망했다. 니카라과 지진 지역에 구호 물품을 싣고 봉사활동을 하려고 탄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위인이다. 당시 38세였다. 게릭은 1939년에 은퇴를 하고 2년 가까이 투병 생활 끝에 1941년 37세로 생을 마감했다. 클레멘테는 1973년 92.7%의 지지를 얻어 명전에 가입했다. MLB에서 모범적인 삶과 장외 선행을 한 선수들에게 주는 상이 ‘로베르토 클레멘테 어워드’다. 2025년 수상자는 LA 다저스 유격수 무키 베츠다.

두 선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은퇴 후 5년이 지나야 HOF에 가입할 수 있다. HOF는 선수 최고의 명예다. 말그대로 명예의 전당이다. 이번에 켄트는 16명으로 구성된 2025 Contemporary Baseball Era 위원회로부터 선택받았다.

은퇴 후 5년이 경과되면 미국야구기자단(Baseball Writer’s Association of America) -일명 BBWAA가 투표를 한다. 75%의 지지를 얻어야 명전 회원이 된다. 투표인단은 대략 400명 안팎이다. 지난해는 394명이었다. 야구기자로 10년 이상 활동해야 투표인단 자격을 갖는다. 게다가 홈, 원정 경기를 모두 따라다니면서 취재를 해야 한다. 일본 기자들도 BBWAA 소속이지만 투표 자격은 아직 없다.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 이치로 스즈키는 1표가 모자라 만장일치 입성에 실패했다.

은퇴 후 5년이 경과된 뒤 BBWAA 투표에 따라 자격 첫해에 입성이 될 수도 있고 9수 끝에 10년 만에 가입하기도 한다. 자격 요건으로 투표인단 대상 후보 유지는 10년이다. 그러나 10%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이 자격이 유지된다. 2026년 클래스에 전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도 포함돼 있다. 2026년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27명이다. 여기에 지난 9년 동안 10% 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까지 포함되면 숫자는 더 많다. 추신수는 자격 요건을 얻었지만 10% 이상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가 남긴 기록이 명전 회원의 후보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관심사는 2026년 1월20일 발표된 투표에서 BBWAA로부터 몇 표를 얻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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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WAA에서 75%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현재 운영되는 Contemporary Baseball Era로 넘어가 구제받을 수 있다. 예전에는 원로위원회라고 불렀다. 2025년 16명의 위원회 멤버는 명전 회원 7명(퍼기 젠킨스, 짐 캐트, 후안 마리샬, 토니 페레스, 오지 스미스, 알란 트렘멜, 로빈 욘트)과 프런트 출신 6명(마크 아타나시오, 덕 멜빈, 김엥, 토니 리긴스, 테리 라이언, 아테 모레노), 야구 역사가 및 기자 출신 3명(스티브 허트, 타일러 케프너, 제이슨 스타크) 등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도 75% 이상의 지지(12명 이상)를 얻어야 된다. 켄트는 16명 가운데 14명의 높은 지지를 받아 2026년 명전 회원이 됐다.

서던 캘리포니아 벨플라워 출신의 켄트는 매우 뛰어난 공격형 2루수다. 역대 2루수로 최다 366개의 홈런을 작성했다. 2루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텍사스 레인저스 마커스 시미엔의 45개(2021년)다. 켄트는 17년 통산 타율 0.291 1467타점, OPS 0.859, MVP 1회 수상(2000년), 올스타 5차례, 실버슬러거 4회 등 공격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수비는 약한 편이다. BBWAA가 10년 동안 그에게 아주 미미한 지지를 한 이유이기도 하다. 켄트는 2008년 다저스에서 은퇴하고 2014년 자격 첫해 15.2%의 지지를 얻었다. 통상적으로 자격이 유지되면 지지도가 점차적으로 올라간다. 그러나 켄트는 2015년 14%로 추락한다. 마지막 자격 요건의 2023년에는 46.5%로 마감했다.

위원회는 14표의 지지로 명전의 길을 터줬다. BBWAA와 심한 차이를 보였다. 전 토론토 블루제이스 슬러거 카를로스 델가도는 9표, 뉴욕 양키스 1루수 돈 매팅리와 내셔널리그 MVP를 두 차례 수상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데일 머피는 6표에 머물러 명전 진입에 실패했다.

위원회와 기자단의 극명한 투표 차이는 켄트의 기록보다는 개인 성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켄트는 미디어 프렌들리 선수는 아니었다. 기자들은 덕아웃, 클럽하우스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을 매우 이기적으로 봤다. 2002년 스프링 트레이닝 때 오토바이 이슈가 터졌을 때 본인은 세차를 하다가 엎어지면서 다리를 다쳤다고 주장했고, 경찰보고서에는 사고로 나온 적이 있었다. 거짓말 여부와

구단도 계약 위반으로 판단해 연봉 삭감까지 고려했다는 기사도 보도된 적이 있다. 이 해 6월에는 덕아웃에서 배리 본즈와 난투극 일보직전까지 가는 행위로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무튼 기자들은 켄트에 호감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기자들은 일본 선수들에게는 매우 호감을 보인다. 그러나 위원회는 역대 최고 공격형 2루수로 평가해 훈장을 달아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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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트는 7일 명전 발표 후 MLB 네트워크과의 인터뷰에서 “더스티 베이커와 만나지 않았다면 뛰어난 공격 기록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고 털어 놓았다. 베이커는 1997년부터 SF 자이언츠 감독을 맡았다. 켄트는 “베이커는 나에게 타격코치였다. 타석의 반대편을 생각하는 타격을 해보라고 권했다. 나는 그 때까지 전형적인 풀히터였다. 이후 나의 타격이 바뀌면서 타율도 올라가고 홈런까지 늘어났다. 베이커의 만남이 야구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켄트는 자이언츠 6년 동안 배리 본즈와 함께 야구사에 남을 정도의 타격 듀오를 이뤘다. 17년 동안 총 8차례 시즌 100타점 이상을 작성했는데 6차례가 자이언츠 시절 본즈와 듀오를 이룰 때다. 그러나 약물 복용의 홈런왕 본즈는 BBWAA뿐 아니라 위원회에서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문상열 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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