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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성 철저히 외면하는 아카데미의 아집과 오만

수년 전에는 인종 차별적 수상자 선택으로 뭇매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62)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할리우드 아이콘이며 흥행 보증수표다. 2006년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세레브리티로 꼽았다. 그가 출연한 영화는 전 세계를 통해 120억 달러를 벌어 들였다.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영역이다. 지난달 Mission: Impossible의 마지막 작품 ‘최후의 심판(The Final Reckoning)’이 개봉돼 흥행몰이에 들어갔다. 크루즈는 개봉에 맞춰 한국도 방문했다. 할리우드 입장에서 한국은 손꼽히는 시장이다.

올드 타이머들은 1970년대 초  KBS로 방영된 미국 드라마 ‘제5전선’을 기억할 것이다. TV극 Mission: Impossible의 한글 제목이었다. CBS가 제작 방영한 Mission: Impossible은 1966년~1973년 7시즌 동안 이어진 인기 첩모물이었다. 말그대로 불가능한 임무를 향한 도전의 연속이다. 

TV물로 히트를 친 이 작품이 스크린으로 데뷔한 게 1996년 5월이다. 주인공은 Top Gun, Color of Money(이상 1986년), Rain Man(1988년) 등으로 인기를 모은 정상급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였다. ‘에단 헌터’로 분하는 첫 작품은 서부극 ‘와일드 펀치’로 이름을 날린 브라이언 드팔마 감독이 연출했다. 

 

Mission의 1편 제작비는 8천만 달러였다. 박스 오피스로 벌어들인 돈은 무려 4억 5770만 달러. 돈벼락을 맞은 Mission~은 이후 후속작을 계속 내놨다. 톰 크루즈와 함께 인기는 여전했다. 흥행 보증수표였다. 크루즈는 제작에도 가담했다. 크루즈는 Mission과 함께 늙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36세에 Mission~을 시작해 8편이 전 세계의 인기 몰이를 하면서 올해 그의 나이는 62세가 됐다. 7월이면 63세가 된다. 36년 동안 Mission과 함께 한 것이다. 

Mission~은 액션물이다. 크루즈의 Mission~ 작의 특징은 스턴트 역할을 최소화하고 직접 위험 연기를 했다는 점이다. 액션물에서 60세는 노령이다. 이 작품을 관람한 비평가들은 나이든 크루즈의 액션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최후의 심판이 Mission~의 마지막 작품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할리우드 스타일상 돈이 되면 후속작이 나오기 마련이다. 스토리 텔링을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크루즈에게는 여전히 풀지못한 숙제가 있다. 바로 아카데미 상이다.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를 농반진반으로 “로컬 상 아니냐”며 평가절하했지만 할리우드 스타에게는 명예의 전당(Hall Of Fame)과 같은 슈퍼스타의 화룡점정이나 다름없다. 아카데미는 평범한 스타도 몸값과 대접이 달라진다. 수상 자체가 영원히 따라 다닌다. 

 

크루즈는 Mission~외에도 뛰어난 작품성의 영화에 수많이 출연했다. 레전더리 더스틴 호프먼이 자폐증 형으로 출연한 Rain Man은 작품성이나 연기에서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그러나 아카데미 회원들은 그를 외면했다. 크루즈가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게 4작품이다. 남우 주연상 후보는 월남전 참전 군인의 얘기를 다룬 ‘7월 4일 탄생 (Born on The Fourth Of July, 1990년)’과 Show Me The Money로 더 유명한 스포츠 에이전트의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 1997년)다. 두 작품은 골든글러브로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2000년 작품 매그놀리아(Magnolia)로는 남우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2023년 Top Gun: Maverick은 작품상 후보에 선정됐다. 하지만 아카데미는 크루즈에게 어떤 상도 주지 않았다. 

 

아카데미와 일반 대중 사이의 갭은 할리우드 전통으로 남아 있다. 어쩌면 아카데미 회원들의 상업성을 철저히 외면하는 아집과 오만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싶다. 수 년전에는 인종 차별적 수상자 선택으로 아프리카-아메리칸 영화인들이 시상식에 불참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후 다양성을 존중해 마이너리티 회원을 대폭 늘렸다. 기생충 수상은 이런 일련의 변화가 빚은 결과이기도 하다. 

인디애나 존스 박사와 ‘스타 워즈’로 상징되는 해리슨 포드(72)에게도 적용된다. 포드 역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흥행 보증수표였다. 올해 마블 작품인 슈퍼 히어로 무비 Captain America: Brave New World에 출연했다. 최근 마블 작이 엄청난 제작비 투자에도 번번이 흥행에 실패했으나 Captain America는 성공했다.  

 

포드는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 후보에 딱 한 작품 올랐다. 1986년 후보작에 오른 증인(Witness)이었다. Amish 교도 미망인과 어린 아들의 살인 현장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스릴러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포드는 형사로 출연한다. 포드는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와는 거리가 멀었다. 골든글러브는 2002년 세실 B 데밀 어워드-공로상으로 포드의 연기를 인정했다. 크루즈도 그렇지만 포드도 액션물 인디애나 존스, SF 영화 스타워즈로 고착화돼있다. 아카데미는 팬들이 좋아하는 작품의 연기력은 인정하지 않는 셈이다. 

 

아카데미는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작품과 예술성으로 상의 권위를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대 수상자들이 입증한다. 올해 남우주연상은 애드리엔 브로디(52)가 받았다. 헝거리 건축가로 출연한 작품 The Brutalist로 통산 두 번째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2002년 ‘더 피아니스’로 열연해 첫 번째 상을 받았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유태인 스토리라는 점. 할리우드에서 유태인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다. 피아니스트는 폴란드-Jewish, 브루탈리스는 헝거리-Jewish다. 

 

할리우드는 오래전에도 흥행몰이에 성공하는 할리우드 톱스타에게는 애를 먹였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했던 존 웨인이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게 1969년 ‘True Grit(진정한 투지)’다. 당시 나이 62세였다. 작품성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아카데미가 존 웨인에게는 빚을 진 듯한 시상이었다. 

헨리 폰다도 비슷하다. 폰다는 할리우드의 역사성을 갖고 있는 명배우다. 아들 피터 폰다, 딸 제인 폰다 모두 할리우스 스타다. 아카데미는 폰다에게 1981년 마지막 작품 ‘황금 연못(On Golden Pond)’으로 남우 주연상을 안겼다. 폰다는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40여년 동안 할리우드를 대표한 톰 크루즈가 앞으로 작품 활동을 통해 아카데미 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여부가 매우 흥미롭다. 

 문상열 전문기자 moonsytexa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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